SK케미칼 바이오중유 선박 연료로 첫 활용
탄소·오염물질 배출 적어 친환경 연료로 수요 확대
- 원호섭 기자
- 입력 : 2020.01.01 18:14:02 수정 : 2020.01.01 19:14:26
지난해 6월 세계 1위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가 자사 소유 선박인 `메테 머스크`에 바이오연료를 20%가량 채운 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출항해
중국 상하이를 거쳐 돌아오는 3개월간의 항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. 이 항해가 눈길을 끈 것은 전체 선박유의 20%나 바이오연료를 채운 뒤 항해한 첫 사례로 꼽히기 때문이다.
머스크에 따르면 항해 당시 선박이 배출한 이산화탄소 양은 1500t, 유황 배출량은 20t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.
저탄소 시대를 위해 전 세계 선박 업계가 친환경 연료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바이오중유를 선박유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시작됐다.
1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최근 바이오중유를 선박에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안전성과 신뢰성 테스트에 나섰다.
SK케미칼 관계자는 "바이오중유를 선박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"이라며 "2020년 이후 펼쳐질 친환경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"라고 말했다.
과자나 라면을 만들 때 사용하는 팜유와 바이오디젤을 만들고 남은 부산물, 고기 기름, 폐식용유 등으로 만든 바이오중유는 친환경 연료로 꼽힌다.
SK케미칼은 2006년 기존 설비를 활용해 바이오디젤 사업에 뛰어든 뒤 바이오중유가 갖고 있는 가능성을 믿고 지속적인 투자를 확대해왔다.
2014년 한국중부발전 등 발전사에 최초로 벙커C유를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중유를 공급하기 시작해 지난해 8만㎘를 생산했으며 매출 5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.
현재 바이오중유는 발전용으로만 활용되고 있지만 머스크와 같은 기업이 선박유로 활용하려는 시도를 진행하는 만큼 그 용도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.
바이오중유는 벙커C유와 비교했을 때 열량이 약 8% 떨어져 같은 거리를 이동하는 데 더 많은 양이 필요하지만 국제해사기구(IMO) 기준에 따라
선박이 올해부터 사용해야 하는 `저유황유` 가격의 40%에 불과한 만큼 경제성은 충분하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. 다만 바이오중유를 선박유로 활용하기 위해서는
석유및석유대체연료사업법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.
SK케미칼 관계자는 "선박 업계 또한 향후 친환경이라는 과제 앞에 놓인 만큼 바이오연료 활용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"으로 기대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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